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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입시와 능력주의_서론_MICHAEL J. SANDEL
    '공정함과 정의' 2024. 3. 2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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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3월, 고등학생들이 대학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연방 검찰은 깜짝 발표를 했다. 33명의 부유한 학부모들이 예일, 스탠포드, 조지타운, 서던캘리포니아 등의 명문대에 자녀를 집어넣기 위해 교묘히 설계된 입시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었다. 

     이 음모의 중심에는 윌리엄 싱어라는 악덕 입시 상담가가 있었다. 그의 사업은 자식 걱정에 노심초사하는 부유한 학부모들이 대상이었다. 싱어의 회사는 최근 수십 년 동안 부와 명예를 얻는 관문이 된, 지독히도 경쟁이 센 대학의 입시 미로를 요리조리 통과하는 일을 전문으로 했다. 명문대가 요구하는 최상급 성적을 갖추지 못한 학생들에게, 싱어는 냄새 나는 처방을 마련해주었다. SAT,ACT등의 표준 시험 감독관들에게 돈을 찔러 주고 해당 학생들의 답안지를 조작해 성적을 부풀리도록 한 것이다. 또한 운동부 감독들에게도 돈을 써서 운동을 아예 할 줄 모르는 학생조차 특기생 자격을 얻을 수 있게 해주었다. 그는 자기 학생의 사진을 실제 운동부원 사진과 바꿔치는 수법으로 가짜 특기생 자격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싱어의 부정 입학 서비스 요금은 결코 싸지 않았다. 어느 유수 로펌회장은 싱어의 돈을 받은 센터 감독관이 딸의 대입 시험 성적을 알맞게 조작해 주는 대가로 7만 5,000달러를 냈다. 어느 가족은 싱어에게 120만 달러를 주고 그 집 딸이 축구 특기생으로 예일대에 들어가게끔 했다. 놀랍게도 그녀는 축구를 해본 적도 없었다.   싱어는 예일대 축구 감독에게 그 건으로 40만 달러를 안겼고, 그 감독 역시 기소되었다. 한 TV 배우와 패션디자이너인 그녀의 남편은 두 딸을 서던캘리포니아대에 부정 입학시키려 싱어에게 50만 달러를 주었다.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한 펠리시티 허프먼은 싱어에게 '할인 서비스'를 받았다. 1만 5,000달러밖에 내지 않았으니 말이다. 싱어는 그녀 딸의 SAT 성적을 손질해 주었다. 

     이렇게 싱어는 '대입 부정 사업'을 8년간 운영하며 총 2,500만 달러를 챙겼다. 입시 부정 스캔들은 대중의 한결같은 분노를 일으켰다. 진영 대결이 심화되며 미국인들이 뭐 하나라도 일치된 입장을 갖기가 힘든 지금, 이 사건은 좌우를 막론하고 모든 정파에서 한 목소리로 비난을 퍼붓게 만들었다. <폭스뉴스>, <MSNBC>,<월스트리트저널>,<뉴욕타임즈>도 한목소리였다. 명문대에 가려고 뇌물을 쓰고 조작을 한 게 변명의 여지가 없음은 모두가 동의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는 단지 '특권층 부모들이 불법적 수단으로 자기 자녀들을 명문대에 입학시켰다'는 데 따른 분노보다 더한 무언가로부터 나왔다. 이 사건은 상징적인 스캔들이었다. '누가 앞서가고 있으며, 그것이 왜 허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이 사건에서 찾을수 있다는 게 분노하는 사람들의 주장이었다. 

     이러한 분노의 표출도 어김없이 정치적 영향을 받았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위터와 <폭스뉴스>를 통해 이 사건에 연루된 '헐리웃 진보'를 비아냥댔다. "저 인간들이 어떤지 좀 보에요." 대통령의 며느리인 라라 트럼프는<폭스뉴스> 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헐리웃 엘리트들, 진보 엘리트들은 늘상 평등을 주장했죠. 모두가 공정한몫을 받아야 한다면서요. 이런데 이야말로 사상 최대의 위선 아닌가요? 그들은 부정을 저지르고 그들의 자녀를 좋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수표를 끊어줍니다. 그 학교에 갈 수 있는 진짜 자격을 가진 아니들을 희생시키면서 말입니다. "

     한편 진보 쪽에서도 이 사건이 충분히 명문대에 갈 자격이 되는 학생들을 희생시킨 일이었음에 동의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 스캔들을 '보다 널리 퍼져 있는 부정의가 불거져 나온 꼬투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대학 입학 과정에 부와 특권이 끼치는 영향력은 심지어 부정이 없는 경우에도 심각하다는 것이다. 미 연방검사는 기소장에서, 위협받고 있는 원칙에 대해 지적했다. "부자들만을 위한 입시는 있을 수 없습니다. " 그러나 신문 사설과 칼럼을 쓰는 사람들은 곧바로 지적했다. '돈은 그동안 계속 입시에서 한몫을 해왔다.'고. 특히 여러 미국 대학들이 동문의 자녀나 관대한 기부자의 자녀에게 혜택을 준다는 점을 말이다. 

     입시 부정 스캔들로 진보 엘리트들을 비웃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맞서, 진보파들은 '대통령의 사위인 제러드 쿠슈너가 그저 그런 선적으로도 하버드에 입학했다'며 그것은 '부유한 부동산 개발업자인 그의 아버지가250만 달러를 그 대학에 기부한 덕' 이라고 받아쳤다. 트럼프 스스로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 150만 달러를 기부한 바 있는데, 그의 자녀들인 도널드 트럼프 2세와 이방카가 그 학교에 다닐때였다. 

     


    평 :    GETTING IN 서론에서 언급된 입시부정은 항상 정치적 프레임으로 이용된다. 불평등을 말하기 위한 기재로 이보다 적합한 프레임이 있을까? 모든 이들이 자녀 진학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음을 기억할 것이다. 국민적 분노가 어디로 향할지 동서 막론하고, 공정에 대한 의구심으로 표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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